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낮에는 제단 앞에 서고, 밤에는 링 위에 오르던 신부가 있었습니다. 멕시코의 세르히오 구티에레스 베니테스 신부입니다. ⠀ 그의 젊은 시절은 결코 성스럽지 않았습니다. 어린 나이에 마약과 중독으로 바닥까지 떨어졌던 그는, 회심 끝에 사제의 길을 택했습니다. ⠀ 로마와 스페인에서 신학을 공부한 뒤 멕시코로 돌아온 그는, 텍스코코에 버려진 아이들을 위한 고아원을 세웠습니다. ⠀ 문제는 돈이었습니다. 아이들은 늘어나는데 교구는 비용을 대주지 않았죠. 고민 끝에 그가 택한 길은 뜻밖이었습니다. ⠀ 붉고 노란 복면을 쓰고 프로레슬링 링에 오르는 것이었습니다. ⠀ 이중생활은 혹독했습니다.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네 시간을 훈련하고, 아침 7시 미사에 맞춰 돌아왔습니다. 링에서 얻은 멍을 감춘 채 고해성사를 듣는 날도 있었습니다. ⠀ 첫 경기에서 손에 쥔 돈은 고작 15달러(약 2만 원)였지만, 그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. ⠀ "누구도 내가 신부인 걸 알았다면, 진지한 레슬러로 봐주지 않았을 것"이라 그는 회고했습니다. 정체는 우연히 드러났습니다. ⠀ 어느 날 동료 레슬러 우라칸 라미레스와 시합 일정을 잡던 중, 그가 무심코 "그날은 결혼식 주례가 있어 못 싸운다"고 말한 것이 화근이었습니다. ⠀ "너 진짜 신부였어?"라는 물음에 비밀은 그렇게 새어 나갔고, 며칠 만에 온 나라가 그의 정체를 알게 되었습니다. ⠀ 교회는 그의 레슬링을 반겼을 리 없습니다. 그만두라는 압박이 이어졌지만, 그는 되물었다고 전해집니다. 그럼 이 수천 명의 아이들은 누가 먹여 살리느냐고 말입니다. 그는 링을 떠나지 않았습니다. ⠀ 그렇게 23년. 그가 링 위에서 흘린 땀은 2,000명이 넘는 아이들의 밥과 학비가 되었습니다. ⠀ 그 아이들 중 상당수는 훗날 의사, 변호사, 회계사, 심지어 신부와 레슬러가 되었습니다. 그는 그 아이들을 늘 '카초로스(새끼들)'라 불렀습니다. ⠀ 그리고 이 남자의 진짜 삶은, 훗날 스크린으로 옮겨졌습니다. 2006년 잭 블랙 주연의 「나쵸 리브레」가 바로 그 이야기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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